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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별에게 말을 걸 듯,

향수_부천 2008. 4. 20. 11:46
 
       
      나는 맥주를 마셨다. 
      시원해서, 가슴 속까지 스며드는 것 같았다. 
      밤으로 녹아드는 듯한 시원함이었다. 
      츠구미도 주스를 마시면서
      "야, 밤에 밖에서 뭘 마시면, 왜 이렇게 맛있지?" 라고 중얼거리듯 말했다. 
      "너 그런 걸 아주 소중하게 여기는가 보다."라고 내가 말하자, 
      "전혀." 라고 이유도 묻지 않고 츠구미가 말했다. 
      나도 정서의 문제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그것은 감수성의 문제다. 
      잠시 생각하듯 침묵한 후에, 츠구미가 말했다. 
      "난, 마지막 한 잎을 신경질적으로 뜯어버리는 인간이지만, 
      그 아름다움을 알고 있어. 뭐 그런 거 아니니?"
      나는 조금 놀라웠다. 
      "츠구미 너 요즘 들어 너무 사람답게 얘기하는 거 아니니?"
      "죽을 때가 다 됐나." 츠구미는 웃었다.
      아니다. 밤 때문이다. 
      그렇게 공기가 맑은 밤이면 사람은 자기 속내를 얘기하고 만다. 
      자기도 모르게 마음을 열고 곁에 있는 사람에게, 
      멀리서 빛나는 별에게 말을 걸 듯.
      
     
      ★~ Atti 편지지 소스 ~★

    출처 : 별에게 말을 걸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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