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약
- 씨젠, 코로나 사태 이전부터 (2017년 이후 부터) 매출액과 영업이익 증가 추세
- 코로나 사태와 기존사업 방향이 일치함에 따라 1Q20실적과 주가급등
사업내용
씨젠은 분자진단(Molecular Diagnostics)을 핵심 사업으로 하는 회사입니다. 분자진단이란 환자를 진단하여 채취한 검체(혈액, 타액, 뇨, 척수액 등)로부터 질병을 진단하는 체외진단(IVD: In vitro Diagnostics), 그중에서 유전자(DNA 및 RNA) 분석을 통해서 질병의 원인을 감별하는 것입니다. 분자진단기술은 조기진단이 가능하고 예방의학을 통한 맞춤형 치료가 가능하기 때문에 최근 시장에서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는 분야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각국 정부에서도 헬스케어 산업에 대한 관심도가 높으며, 산업의 육성과 투자계획을 구체화하는 추세입니다.
또한 한국 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에서는 2013년 고령화 시대에 반드시 필요한 '10대 미래 유망기술'을 선정해 발표했는데, 이 중에서 선정된 10대 기술 중 3건이 질병 진단에 관련된 헬스케어 산업입니다.
이처럼 전 세계적으로 예방과 진단을 통해 최적의 치료를 하기 위한 필요성이 대두되고, 의료비용과 의료 서비스의 효율성을 위한 중요성 인식이 확산되어 보건 의료 정책의 초점이 되고 있습니다.
Point.1 세계 최초로 수십여종의 질병을 동시에 검진하는 기술 확보
씨젠이 유전자 증폭 기술을 이용한 분자진단 제품 핵심기술로는 Multiple Real Time PCR 소프트웨어 기술인 MuDT 기술이 있습니다.
먼저 PCR(Polymerase Chain Reaction)은 환자의 가래(검체)와 콧물에서 바이러스의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리보핵산(RNA)를 채취해서 바이러스에 걸린 사람의 것과 비교하여 일정 비율 이상 일치하면 양성 판정하는 검사 방법입니다. PCR(중합 효소연쇄반응)은 유전물질을 조작하여 실험하는 거의 모든 과정에서 사용되는 검사법이며, 검출을 원하는 특정 표적 유전물질을 증폭하는 방법입니다.
PCR의 원리는 DNA의 열변성과 프라이머의 결합, DNA의 진행과 같이 세 단계를 거쳐서 일어납니다. DNA가 '단일 가닥 DNA 일 때' 유전자를 복제할 수 있는데, DNA를 단일 가닥으로 분리하는 변성 단계를 거치기 위해서 온도를 94도까지 올려서 수소 결합을 끊어 냅니다.(열변성 과정) 그다음 효소가 DNA 합성을 하기 위해서 합성의 시작 부위가 이중 가닥으로 만들어야 하는데, 단일 가닥의 DNA의 끝에 프라이머를 붙여서 끝부분을 이중 가닥 DNA로 만들게 됩니다.(프라이머의 결합), 그러고 나서 유전자 증폭을 하는 진행 과정을 거치는 원리입니다.
전통적인 PCR 기술의 단점은 증폭 대상이 아닌 유전자까지도 증폭시키기 때문에, 생체 내 감염된 병원체의 유전자만을 증폭시켜서 식별해야 하는 병원체의 유전자뿐 아니라, 염기 서열상 유사 부위를 갖는 유전자 또한 증폭시켜 정확도가 중요시되는 진단 분야에서의 한계가 있습니다. 즉 정확도가 모호하다는 점이 단점이며, 또한 한 번에 1~2개의 유전자를 분석하는 수준이기 때문에 경제성에서도 한계가 있습니다.
씨젠은 유전자 증폭용 시발체(Primer, Oligo)를 구조적으로 개선한 동시 다중 검사 시스템(Multiplex)를 개발했습니다. 정확도를 높여서 병원체 선별과 감염성 질환 및 유전자 진단에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고 하나의 튜브 안에서 수 십 종의 병원체를 한 번에 검출할 수 있기 때문에 경제성과 효율성까지 높여서 기존 PCR의 단점을 보완했습니다. 이러한 플랫폼이 1개의 진단키트당 1억 원 이상의 비용이 소요된 기존의 진단키트에 비해 비용 절감 효과도 있어서 시장 판도를 바꾸는 혁신을 하였습니다.
Point.2 지속적인 이익이 발생하는 사업구조
씨젠은 이익이 날 때까지 시간이 오래 걸리고 매출이 늘지 않으면 손실이 발생하는 고정비형 기업의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매출이 발생할 때 큰 이익이 발생하며 변동 비율이 낮고 고정비가 높은 것이 특징입니다.
(자료 : Fnguide)
판매비와 관리비는 높지만 지속적으로 매출이 증가했습니다. 덕분에 영업이익률도 2019년 12월 기준으로 YOY 대비 112% 증가했습니다. 이미 COVID-19 이전부터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지속적으로 증가해왔던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씨젠은 분자진단시약을 개발하는 것이 주된 업무이기 때문에 시약에 맞는 진단 기기가 있어야 됩니다. 예를 들면 로슈(Roche)는 로슈 시약에 맞는 진단 기기가 필요하며 로슈 진단 기기에 씨젠의 시약을 넣어서 진단할 수 없게 끔 만들어져 있습니다. 때문에 진단 기기가 어떤 병원이나 진단업체에서 사용될 때는 그 기기에 맞는 진단 시약을 사용해야 합니다. 최근까지는 로슈와 같은 글로벌 바이오 제약사가 이 시장을 지배해 왔습니다.
사업구조상 먼저 기기를 팔고 나면 시약은 그다음으로 수월하게 팔리게 됩니다. 씨젠은 시약을 팔기 위한 회사이기 때문에 진단 기기는 하청업체를 통해서 팔았고, 주된 사업인 시약 분야에 집중했습니다. 진단 기기와 달리 진단시약은 지속적인 매출이 발생할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발생 환자 수와 신종 바이러스의 출현으로 인한 공급)
씨젠이 시약을 개발하면서 계약한 거래처입니다. 2017년부터 290개를 거래처로 확보했고 2018년에는 384개, 2019년에는 423개로 누적 거래처는 903개입니다. 이는 2018년 519개에 비해서 두 배에 가까운 수치로 늘었습니다. 이들 거래처들은 최소 3~5년은 씨젠 시약을 쓸 수밖에 없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진단 기기를 먼저 구매한 것이 해당 진단 시약에만 적용되므로 금세 다른 기기를 비용을 들여서 바꿀 이유가 없기 때문입니다. 특별히 씨젠보다 월등한 약이 나오거나 문제가 생기지 않는 한은 실적에 대한 안정성이 확보되었다고 판단할 수 있습니다.
Point.3 COVID-19 진단시약 수요 또한 호재
국내 업체가 주로 하는 COVID-19(코로나바이러스) 진단 검사는 분자진단 방식으로 흐흡기 검체와 가래 등을 채취하여 핵산 추출 시약을 넣은 뒤 유전자증폭(PCR)을 통한 확진 여부를 판정하는 방식입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이 핵산 추출 시약인데 이것이 없으면 COVID-19 진단이 불가능합니다. 지난 1월 중국의 대규모 COVID-19 확산으로 로슈의 진단시약(리보핵산 RNA 추출 시약)의 공급이 폭증하면서 국내 업체들도 차질을 빚었습니다.
다국적 기업인 로슈, 애보트, 지멘스 등 전 세계 진단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업체들은 '클로즈드 시스템'이라는 폐쇄된 방식을 통해 판매량을 넓히고 있습니다. 제가 Point2.에서 말씀드린 자사의 장비는 자사의 진단시약만 검사할 수 있으며, 타사와 호환되지 않도록 해 시장을 독점을 강화하는 것입니다. 결국 씨젠의 거래 업체 확산과 기존에 업계를 잡고 있던 '로슈 VS 씨젠'의 대결 구도로 가는 셈입니다.
그러나 로슈 진단시약의 단점은 씨젠처럼 10개 이상의 각종 질병을 동시에 진단하는(동시 다중진단) 기술은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씨젠의 진단 시약(AllplexTm 2019-nCov Assay)에 비해서 효율성이 떨어지며, 이번에 두드러진 이슈가 인도에서 3개사 진단 키트를 승인한 사례인데, 그중 씨젠이 포함, 로슈의 진단시약은 통과하지 못했다는 점입니다. 음성과 양성이 100%로 나와야 통과되는데 로슈가 신청한 3개의 진단 시약은 음성과 양성이 100% 양쪽 다 일치하는 것이 없었기 때문에 정확도의 측면에서도 신뢰도가 떨어진다는 점이 확인되었습니다.
이외에도 씨젠은 이번 COVID-19 진단 시약(AllplexTM 2019-nCov Assay)를 전 세계 60여 개국에 1,000만 개 분량의 수출 실적을 올렸다고 밝혔습니다. 씨젠은 주당 300만 회 테스트할 수 있는 물량을 수출하고 있으며, 이탈리아와 독일, 스페인 등 유럽 각국 지역과 미국, 캐나다 북미지역, 중동, 싱가포르 등 아시아 국가에 대한 물량도 공급하고 있습니다. 씨젠의 Allplex는 2개의 유전자를 검출하는 타 진단 키트와 다른 E, RdRP, N(3개의 목표 유전자)를 단일 튜브로 모두 검출하기 때문에 높은 정확도를 도출해내는 장점을 지녔으며, 추출부터 결과 분석까지 자동화시스템을 갖춰 효율성을 극대화했습니다.
씨젠의 1Q20의 매출과 영업 이익은 작년 동기 대비 엄청 증가했습니다. 1분기 컨센서스가 매출 510억 원, 영업 이익 144억 원을 훨씬 더 상회하는 매출액이 817억 원, 영업 이익은 무려 397억 원입니다. 영업이익률은 49.6%로 대단한 수치입니다.
결국 씨젠이 이번 COVID-19 진단 분야에서 히트를 친 것은 RNA 추출 시약이 뛰어나서라기보다는 정확한 진단기술과 동시 다중진단 시스템으로 인한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정리
아마 보통 치료 약이나 예방백신에 비해 검사 시약이 주목받지 못하는 것은 사실일 것입니다. 치료 약을 처방하는 것은 효과가 바로 나타나지만 진단 키트는 치료 자체에 목적을 두고 있지 않기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프로스트 앤드 설리번(의료 시장조사기관)에 따르면 2025년에는 치료 비중이 35% (2015년 63%)로 떨어지고 진단과 예방 부분이 각각 27%와 22%로 확대된다는 전망을 발표했습니다. 진단에 대한 비중이 그만큼 중요해졌다는 것을 알 수 있으며, 이번 COVID-19의 효과적이고 검증된 백신이나 치료제가 없는 상황에서 가장 최선이 진단시약으로 확진자를 가려내는 것이 최선이기 때문에 씨젠도 이만큼 주목받을 수 있었다고 보는 것입니다.
사실 이러한 점이 테마주 같은 부분이 없지 않아 있어서 제가 씨젠 글을 쓸 때 가장 많이 망설였던 부분입니다. 그러나 씨젠은 분명 정확도 높고 가장 효율적인 진단키트를 생산할 수 있는 기업이며, 고정적인 판관비를 상쇄할 만큼의 매출액과 영업이익률을 꾸준히 올려왔습니다. 그러던 중에 운(?)좋게도 COVID-19로 인해서 기존 사업의 매출을 배로 급증시켰습니다.
밴드상 저평가 구간은 아닙니다. 뉴스핌 기사 일부에서 ' 씨젠은 이번 5월 수출 물량을 주당 500만 테스트(월 2,000 테스트) 이상으로 확대할 예정'이라는 내용이 있는데 2Q20의 실적도 기대해볼 수 있는 부분이긴 하지만 단기적인 과열로 COVID-19 이후의 실적에 따라서 주가는 제 자리를 찾아갈 가능성이 높습니다. 단기적으로는 2분기 실적과 기대감에 더 올라갈 여지가 있긴 하지만 COVID-19 이후가 더 중요하다는 점이 포인트가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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